위드 현장기록/스케치

[인터뷰] 예술이라는 고독한 언어에 실무의 문법을 더하다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 조용현 대표
주관처 :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 작성일 : 2026-07-19 마감일 : 조회수 :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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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술은 저절로 지속되지 않는다. 작품을 만드는 재능만큼이나 기획과 행정, 계약, 홍보를 비롯한 현실의 언어가 필요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는 많지 않다.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WITH)의 조용현 대표는 그 공백을 메우는 일을 해왔다. 예술가들이 창작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실무를 함께 고민하고,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실행 가능한 방법으로 풀어내며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열정이 아니라, 자신의 작업을 오래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한다. 창작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며 예술가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함께 설계해 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대표님과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WITH)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WITH)는 예술가들이 창작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만들어가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위드의 시작은 예술 현장에서 발견한 하나의 ‘공백’이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군에서 약 10년 동안 근무하며 기획과 행정, 조직 운영을 경험했습니다. 안정적인 환경이었지만, 조금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삶을 고민하던 중 런던에서 무용 활동을 하던 형을 통해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저에게는 익숙했던 기획과 행정이 많은 예술가들에게는 가장 어렵고 낯선 영역이었던 것입니다. 작품을 만드는 법은 배웠지만, 행정과 기획은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제가 가진 경험으로 이 공백을 메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후 문화예술교육사 과정을 이수하고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했으며, 문화의집 사무국장을 맡아 다양한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그 경험들이 쌓여 지금의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현장에서 수많은 예술가들을 만나오셨습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예술가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많은 분들이 서류 작성이나 행정 절차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생각하시지만, 저는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바로 예술가가 자신의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실의 예술가는 창작자이면서 동시에 기획자, 홍보 담당자, 회계 담당자, 영업 담당자의 역할까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품을 만드는 일만으로도 벅찬데, 그 밖의 모든 영역까지 홀로 책임지다 보니 좋은 작업을 하고도 오래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에 놓이게 됩니다.


그래서 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창작을 더 잘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 사회와 연결하고, 어떤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활동과 수익 구조를 만들어갈 것인지 함께 설계해 주는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문화예술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대표님의 생각을 가장 크게 바꿔놓은 결정적인 경험이나 계기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지원사업 정보를 잘 모아 전달하면 현장의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예술가들을 통해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기회를 몰라서가 아니라, 공고를 보고도 어떻게 해석하고 시작해야 할지 몰라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공고문을 앞에 두고도 어떤 사람은 바로 전략을 세우는 반면, 어떤 사람은 첫 문장부터 막막함을 느낍니다. 그 차이는 예술적 재능이 아니라 행정 언어를 이해하는 경험과 주변에 편하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의 차이였습니다.


실제로 “내가 신청해도 되는 걸까?”, “내 작업을 어떤 문장으로 설명해야 할까?“를 고민하다 첫걸음조차 떼지 못하는 분들을 수없이 만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공고는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지만, 기회는 자동으로 공평해지지 않습니다.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려면 공고를 이해하고, 자신의 작업에 맞게 해석해 실행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경험을 계기로 위드의 역할도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공고가 누구에게 적합한지,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고민하는 ‘실무 번역자’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그렇게 현장에서 쌓인 노하우가 결국 『아티스트 실무백서』 출간과 특강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책의 탄생 배경과 담아내고자 했던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아티스트 실무백서』는 현장에서 예술가분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지원사업은 어디서 보나요?”, “계약서는 꼭 써야 하나요?”, “내 작업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을 만들 수 있을까요?”와 같은 질문들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예술가의 생존과 직결된 현실적인 고민이었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드는 법은 배웠지만, 기획과 행정, 계약, 홍보, 수익 구조를 만드는 방법은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예술가에게 꼭 필요한 실무를 쉽게 풀어낸 안내서가 되고자 했습니다.


출간 이후 전국의 문화재단과 예술대학 등에서 강연 요청이 이어졌고, 현장을 다니며 지역마다 정보와 교육 기회의 격차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예술가는 창작자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작업을 지속시키는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행정과 기획은 창작을 방해하는 일이 아니라, 예술을 오래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생존 기술입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해 오신 프로젝트 가운데 위드의 철학과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된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입니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례는 강서구 청년예술인 네트워크 사업입니다. 당시 지역에는 청년 예술인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이 거의 없었습니다. 1기에서는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부터 시작했고, 2기에서는 예산조차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주민참여예산 제도를 활용해 직접 기획안을 제안했고, 그 결과 3,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청년 예술인들이 주도하는 전시·공연 축제 ‘예술 활주로’를 만들어냈습니다. 외부 지원을 기다리기보다 기획으로 한계를 돌파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또 하나는 오는 8월에 진행되는 대구문화예술재단과의 협업입니다. 『아티스트 실무백서』를 계기로 인연이 시작됐고, 단순한 특강이 아니라 지역 예술가들이 실제 사업계획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실무 중심의 장기 프로젝트를 함께 운영할 예정입니다.


두 사례 모두 위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실제 실행과 결과까지 연결하는 것, 그것이 위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입니다.


Q. 현재 공공 예술지원 시스템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현재 공공 예술지원 시스템의 가장 큰 한계는 지원이 ‘선정’과 ‘지원금 배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지원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고, 사업이 끝나면 다시 다음 공고를 찾아야 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러다 보니 경험은 쌓여도 지속 가능한 기반은 만들어지지 않고,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구조가 이어집니다. 여기에 공급자 중심의 행정 언어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선발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예술가가 창작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정보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청서 작성부터 홍보와 실행까지 함께하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예술가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끝까지 실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원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육, 콘텐츠, 굿즈 등 자신의 작업을 사회와 연결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원사업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예술가가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AI 교육과 컨설팅으로 영역을 확장하셨습니다. 기술의 격변기 속에서 예술가들은 AI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현장에서 예술가분들을 만나 AI 교육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나 막연한 두려움을 많이 마주합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는 AI 교육의 핵심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가 창작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돌려주는 데 있습니다.


공고 해석이나 사업계획서 초안 작성, 홍보 문안 제작처럼 많은 예술가들이 부담을 느끼는 실무는 AI를 활용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AI는 예술가만의 감각과 세계관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획과 홍보 같은 실무 부담을 덜어주는 든든한 도구는 될 수 있습니다. 저는 AI를 예술가의 감각을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창작 시간을 되돌려주는 조력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에 예술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기술 자체보다 ‘질문하는 힘’입니다. 내가 무엇을 만들고 누구에게 전하고 싶은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AI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자신의 작업을 꾸준히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 그리고 AI가 제안한 결과를 자신의 언어로 다듬어 판단하는 능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AI는 훌륭한 창작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Q.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가 궁극적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문화예술 생태계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위드가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생태계는 예술가가 더 이상 혼자 버티지 않아도 되는 환경입니다. 정보와 실행, 그리고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예술가들이 창작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생태계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아티스트 실무백서』 출간과 현장 실무 교육, AI 활용 컨설팅 등 예술가에게 필요한 생존 기술을 체계적으로 전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예술가들이 흩어진 정보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AI 파트너 서비스 ‘아트네비’를 시범 운영하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과 현대 기술을 결합해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우드베네’ 프로젝트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시도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협업할 수 있는 거점 공간 ‘아티스페이스 위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예술이 개인의 열정만으로 버텨야 하는 일이 아니라, 안정적인 삶과 연결되는 하나의 직업이자 산업으로 자리 잡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위드의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현장의 예술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창작을 이어가는 모든 예술가분들께 깊은 존경을 전합니다. 예술은 작품을 만드는 일뿐 아니라 불안과 현실의 무게를 견디며 스스로를 지켜내야 하는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오래도록 예술을 이어가고 싶다면 혼자 버티는 방식에서 조금은 벗어나셨으면 합니다. 기회는 기다린다고 찾아오지 않습니다. 자신의 작업을 기록하고, 설명하고, 사람들과 연결하며 작은 실행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결국 예술을 지속시키는 힘이 됩니다.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예술을 계속하려면 재능만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구조도 필요합니다.” 세상의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동료와 연결하며,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창작의 중요한 과정입니다.

위드는 앞으로도 예술가가 혼자 버티는 구조가 아니라, 함께 설계하고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출처 : 브랜드뉴스(BRAND NEWS)(https://www.ibran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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